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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둘이서 지내는 하루

 남편이 5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한국에 갔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을 통째로 뒤바꿀지도 모르는 여행이라 괜히 심란하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20대에는 내가 미국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살게 될거라는걸 상상해 본 적도 없었는데 30대에는 한국이냐 미국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되어 참 고민이 된다. 가끔 남편과 이야기하는건 우리네 삶이라는건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흐름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 흐름을 바꿀 수는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그 이유는 내 인생을 흐름에 떠밀려 정처없이 흘러가게 두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발버둥치고 헤엄치면서 흐름을 늦추거나, 소용돌이를 피해가거나 (또는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가거나) 하는건 스스로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직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현재 내 자리에 충실해야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튼, 남편이 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니 스윗피는 오롯이 하루종일 내 몫이다. ㅎㅎ (앗싸 독차지!)

아빠가 이른 시간에 나가는걸 아는지 오늘 유난히 일찍 일어난 스윗피는 결국 저녁 7시도 되기 전에 잠이 들어 버렸다. 덕분에 아빠는 나가는 길에 아들 봐서 좋고, 엄마는 아들이 일찍 자서 자유시간이 길어져서 좋다. 오늘은 마음 먹고 밥도 안하고 남은 음식들로 끼니만 때우면서 지내서 조금 미안하기도 하네.. 내일은 가게 가서 카레사와야지. 카레 한번 하면 3일은 밥 안해도 될듯..ㅎㅎㅎ

 


오늘은 아침 내내 스윗피와 만들기를 잔뜩 했다. 그냥 생각하면 아이디어를 찾기 어려운데 아이와 책을 읽고나면 할 수 있는 활동이 생각나서 좋다.

 

 

1.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기

 

 

먼저 Suzy Goose and the Christmas Star 책을 읽어주었다.

거위 Suzy가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했다. 그러나 무언가 빠졌다! 그건 바로 바로 트리 가장 위에 달 멋진 별! Suzy는 하늘에 있는 별을 보며 저 멋진 별을 자기가 가져오겠다며 홀로 길을 떠난다. 과연 수지는 별을 가져 올 수 있었을까? :-)

 

 

책을 다 읽고 Suzy처럼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기로 했다. 스윗피가 가져단 준 종이를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종이를 잘라주면 스윗피가 스티커나 마커로 꾸미고 다 된 것들은 저렇게 창문에 붙였다. 할로윈때 유령 모양 붙인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맨 위에는 틴셀을 잘게 잘라 별이라고 부르며 붙여주었다. 

 

 

 

2. 어항 만들기

 

스윗피는 옥토넛 탐험대를 정말 좋아한다. 하루에 기본 3편은 보는 것 같다. 그러더니 지난번 니모를 찾아서도 넋을 놓고 보는걸 보고 얘가 물고기에 관심이 있구나!라는 결론에 도달.. ㅎㅎㅎ 오늘은 인터넷에서 참치를  찾아보고 사진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물고기를 그려서 어항에 넣어 키우자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물고기를 그려주면 스윗피가 색칠하고, 어항 그리고, 잘라준 물풀과 돌멩이를 넣어 어항을 꾸민다.(어항에 대한 컨셉은 니모를 찾아서+ 유치원에 있는 어항)

왼쪽은 평범한 어항, 오른쪽은 특별히 받침대가 있는 어항이란다. ㅎㅎ 물고기들이 무서운 상어가 오면 꼭꼭 숨어야 하기때문에 물풀도 많아야하고, 꼭 물풀 뒤에 숨어 있어야 한다며 저렇게 숨겨두었다.

 

 

 

3. 대박 장난감

 

스윗피는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하는걸 참 좋아한다. 플레이도우는 가장 사랑하는 장난감이고, 유치원에 가면 매번 모래 놀이를 한다고 한다. 심지어 장난감도 그냥 가지고 노는건 안 좋아하고 조립하고 끼우고 만들고하는걸 좋아한다. 우연히 둘러보다 핫딜란에서 발견한 장난감인데 보자마자 "이거다!"했다. 전동 드라이버가 들어 있어서 회색으로 된 나사를 풀거나 조일 수 있다. 크기도 상당히 크고 견고해서 어린 아이가 가지고 놀기에도 적당하고, 적당히 어렵고 적당히 재미있다. 오늘 받았는데 받자마자 2시간을 떠나지 않고 풀고 조립하고 풀고 조립하고를 하더니 이제는 제법 혼자 만들어낸다. 자러 올라가면서도 "조립하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잠자기가 싫어.ㅠㅠ" 하면서 올라갔다. ㅎㅎ 아.. 다른 시리즈도 사고 싶네..

오늘 옥토넛도 질렀는데.... 월요일에 올텐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니 애들 장난감딜이 너무 많아서 지갑이 자꾸 열린다. 이 장난감 사랑 어쩔...

 

 

 

4. 너무 마음에 들었던 책

 

 얼마전 도서관에서 스윗피 책을 10권정도 빌려왔다. 사실 무슨 계획을 세우거나 알아보고 가는건 아니고 가서 훑어보다 재미있어보이거나 그림이 좋거나 읽어보고 싶은게 있으면 즉흥적으로 빌린다. 흠흠.. 그러다보니 어쩔때는 10권을 빌려도 10권이 다 아니올시다 일때도 있고 운이 좋으면 다 좋을 수도 있고 그렇다. 하지만 재미있는건,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책과 막상 책을 읽는 스윗피가 좋다고 생각하는 책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에 빌린 책 중 특히 내 마음에 들었던 책이 있는데 바로 Frederick이라는 생쥐에 관한 이야기였다.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생쥐 프레데릭의 친구들은 무척이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들이 보기에 프레데릭은 일도 하나도 안하고 꾸벅꾸벅 졸고, 딴 생각만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뭐하냐고 물을때마다 프레데릭은 색깔, 단어, 햇빛을 모은다며 알 수 없는 말만 한다. 긴 겨울이 다가오자 생쥐들은 그동안 모았던 곡식들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겨울은 너무도 길고 추워서 그동안 모았던 것들로 버티기가 힘들어지자 생쥐들은 프레데릭이 모은 것들에 대하여 물어보기 시작했고 프레데릭은 친구들에게 따뜻한 햇볕과 아름다운 색, 멋진 단어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풀어낸다. 프레데릭 덕분에 생쥐들은 긴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뭐.. 이런 이야기다.

처음에 읽기 시작할때는 개미와 베짱이의 생쥐 버전인가?했는데 와.. 나중에는 정말 가슴이 따뜻해진다. 맨 마지막을 대사들을 읽으면서 꺄아!!!!! 귀염둥이!!했다. ㅎㅎㅎ

...

"But Frederick," they said,

"you are a poet!"

Frederick blushed, took a bow,

and said shyly, "I know it."

 

 

요즘은 읽는 책이라고는 스윗피 책밖에 없구나.. 쿠쿵.. ㅠㅠ 반성반성반성....

그나저나... 내일은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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